10월 12일 영암 국제자동차경주장 상설코스(L=3.045㎞, 이하 KIC 상설코스)에서 개최된 ‘2025 전 한국 로드레이스 챔피언십'(이하 AKRC)의 5라운드이자 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 유병하(모토컨트롤)는 SB1000클래스, 김동우(HOONBIKE Racing)는 ST1000클래스 우승을 차지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결승에 하루 앞서 10월 11일(토)에 치러진 예선은 SS600클래스 시즌 챔피언을 확정지은 김인욱(KIMA Racing)이 등장하며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총 8대의 바이크가 참가한 가운데 김인욱은 1:16.629의 랩타임을 남기며 같은 팀의 송규한(KIMA Racing)보다 0.254초 빠른 기록으로 폴시터를 장악했다.
이에 경쟁하는 유병하는 1:16.978의 기록으로 프론트 로우의 마지막 자리에 위치했고, 뒤따라 이규호(광주KTM), 조명재(M.G.R.T), 김경문(M.G.R.T), 손욱(광주KTM), 전재혁(M.O.S)이 남은 그리드를 순서대로 채웠다.
통합전으로 함께 치러진 ST1000클래스는 김동우가 4라운드에 우승하며 시즌 종합우승을 확정지은 가운데, 2라운드부터 출전한 김동기(TEAM911)가 1:20.569의 랩타임과 함께 클래스 폴 포지션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김동우가 0.345초 느린 1:20.914의 기록으로 클래스 2위에 자리했고, 뒤따라 윤영봉(Mando Racing)이 순위를 이었다.
스타팅 랩과 함께 초반부터 김인욱과 송규한의 선두 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첫 랩을 돌아나오며 먼저 앞으로 나선 것은 송규한이었다. 이어 ST1000클래스에선 폴시터 김동기를 제치고 시즌 챔프 김동우가 클래스 리더로 나선 가운데 김동기는 SB1000클래스의 전재혁에 가로 막혀 추격을 이어가기 어려웠다.
3랩차를 맞이하며 1코너에서 유병하가 김인욱의 안쪽을 파고들며 추월해 2위를 쟁취했고, 이어지는 랩에서도 송규한마저 같은 코너에서 따돌리며 선두로 올라섰다. 이어 예열을 마친 김인욱도 송규한을 넘어서며 유병하를 따라잡기 위해 질주를 시작했다.

한편 ST1000클래스의 김동기는 스타트 위반으로 라이더 스루 페널티를 받아 피트로 들어가며 순위권에서 멀어졌고, 차륭이 바통을 이어받으며 김동우 추격에 나섰지만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반면 결승 절반을 넘어가면서 오히려 윤영봉이 차량을 추월해 2위로 순위를 회복했고, 이보다 10.801초 앞서나가는 김동우는 무난하게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보여졌다.
5랩차를 맞이한 SB1000클래스는 6번 코너에서 유병하의 아웃코스로 나란히 사이드 바이 사이드의 배틀을 벌인 김인욱이 그대로 라인을 이어가며 7번 코너에서 인코스로 연결시켜 결국 추월에 성공해 다시 한번 선두로 나서는 명승부를 펼쳐 보였다. 선두권을 형성한 김인욱과 유병하, 송규한의 격차가 각각 0.3초여에 불과해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이 끊이질 않았다.
치열한 경합이 계속되는 가운데 4랩을 남겨두고 김인욱이 백마커를 만나면서 1코너를 빠져나가기 위해 브레이크를 잡던 와중에 중심을 잃고 흔들리는 찰나, 유병하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순위를 빼앗으며 다시 한번 선두로 나섰다. 실수에도 불구하고 코스를 벗어나지 않고 빠르게 컨트롤을 되찾은 김인욱은 유병하와 0.263초 간격으로 다시 좁혀들며 배틀을 걸었고, 유병하가 1번 코너에서 라인을 틀어막으며 방어하는가 싶었으나 우측 아웃라인으로 자리잡은 김인욱이 자이언트 코너에서 그대로 속도를 높이며 다시 한번 대열을 리드하기 시작했다.
라스트 랩 사인보드를 앞두고 김인욱이 그대로 폴투윈을 가져가는가 싶었으나, 마지막 코너로 접어들던 김인욱의 바이크가 슬립하면서 김인욱이 트랙 위를 굴렀고 아쉽게 그대로 리타이어하는 이변이 벌어지고 말았다.

라스트 랩에서 선두 바통을 건네받은 유병하는 그대로 순위를 지켜내며 행운의 우승을 차지했고, 2025년 시즌 개막전 우승 이래 연속 리타이어의 고배 속에 감격스러운 두 번째 승리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뒤따라 송규한과 조영재가 차례로 피니시하며 송규한은 총 103포인트를 확보해 시즌 챔피언으로 우뚝서게 됐다.
개인통산 총 11회의 포디엄, 7번의 우승으로 AKRC 최다 우승 및 최다 포디엄 기록과 함께 SB1000클래스의 종합우승을 거머쥔 송규한은 “마지막까지 우승으로 챔피언을 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올해 시즌 챔피언을 하게 되서 매우 기쁘다.”며 소감을 남겼다.
압도적인 격차를 보여주며 ST1000클래스 종합우승의 주인공이 된 김동우는 “일년 더 하고 챔피언에 올라가는 게 맞는 것 같은데, 경쟁하던 선수분이 다른 시합에서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운 좋게 챔피언이 된 것 같다. 내년에는 (클래스가) 올라가는 만큼 뒤에서 열심히 따라가 보도록 하겠다.”고 겸손한 자세로 종합우승을 자축했다.




글 이광선 | 사진 KMG
